가오동200) 4수 假梧 四首 뜰에 오동나무 있는데 가명이니봉황이 날아와서 울기를 기다릴 수 없네201)어찌하여 객지의 밤에 가을비 소리 들리나마치 창자가 끊어지는 소리처럼 쓸쓸하구나두 그루 마주 서서 푸른 그늘 펼쳐지니그 이름 물어보니 가오동이라고 하네오동나무 잎과 가지202) -원문 1자 결락- 비슷하니훗날 봉황이 찾아오지 않을런지 어찌 알랴세상의 물건마다 모두 거짓일 수 있으니사람은 거짓 주공이요 나무는 거짓 오동이네속인의 눈은 마치 침짜로 여겨 –원문 5자 결락203)-없는 만 못하네이 가지와 잎 애초에 괜치 이름 얻은 것 아니니빗속에서는 오히려 똑같이 울린다오단지 본성은 끝내 꾸미기 어렵기 마련이니베어서 아금204) 만들면 소리 알 수 있으리 庭有梧桐是假名不堪留待鳳來鳴如何客夜聞秋雨等作蕭蕭腸斷聲兩株相對翠陰敷爲問其名是假梧圭葉琴枝【缺】彷彿安知他日鳳來無世間物物皆能假人假周公樹假梧俗眼如爲眞箇【五字缺】不如無枝葉初非浪得名雨中猶是一般鳴只應眞性終難假斲作牙琴可識聲 가오동 가오동(假梧桐)은 오동나무의 일종으로, 남쪽 지역에서 자라며 기름을 짤 수 있다고 한다. 《星湖僿說 卷4 萬物門 桐》 뜰에……없네 봉황은 오동나무에 깃드는 속성이 있으므로 이렇게 말한 것이다. 《시경》 〈대아(大雅) 권아(卷阿)〉의 전(箋)에 "봉황의 성질은 오동나무가 아니면 깃들이지 않고, 대나무 열매가 아니면 먹지 않는다.[鳳凰之性, 非梧桐不棲, 非竹實不食.]"라고 하였다. 오동나무……가지 규엽(圭葉)은 오동잎을 말한다. 규(圭)는 천자(天子)가 제후(諸侯)를 봉할 때 내려주는 홀(笏)을 가리키는데, 주 성왕(周成王)이 어린 동생에게 장난말로 제후로 봉해주겠다며 오동잎을 홀로 삼아 주었다는 고사에서 온 말이다. 《史記 晉世家》 거문고의 주재료가 오동나무이기에 금지(琴枝)라 한 것으로 보인다. 원문 5자 결락 '爲眞箇'는 원문의 문제로 번역하지 않았다. 아금 '백아(伯牙)의 거문고'라는 뜻으로, 백아는 춘추 시대에 거문고를 잘 타기로 유명했던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