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성에서 〈향사당에서 활 솜씨를 겨루다〉 시에 차운하다218) 5수 穩城射堂挑戰韻【五首】 강한 힘 지닌 그대는 함곡관 가진 듯하고승리 취한 나는 북산을 차지한 듯하네219)다만 날 저물면 한 번 겨루길 기다리니황금을 걸더라도 또한 어찌 아까우랴한 번 가서가 동관을 잃은 뒤로220)오랑캐 말을 오산에 세우도록 내버려 두었네어여뻐라, 서북쪽 중흥의 땅은하늘이 우리 동방 성군을 위해 아껴둔 곳이로다앞에 늘어선 용사 장비와 관우 같으니한량 없는 술과 안주 산해진미로다붉은 색 보고 푸르다 하는 지경221)에 이르렀으니구기자와 국화로 가난을 읊지 말라222)옥문관에 들어오지 못한 반초 같은 신세요223)산에서 제사 지낸 곽거병 같은 공 없네224)남아로 나라에 충성 바치는 것 평소 뜻이니일편단심 아끼지 않고 바치리한양의 형승 변경보다 나으니억 길 높은 성에 만길 산이로다그 당시 조정에서 좋은 계책 없었으니경예225)에게 빌려주고 조금도 아끼지 않았네 負強君似擁函關取勝吾如據北山直待晩來爭一戰黃金爲注亦何慳一自哥舒失潼關從敎虜馬立吳山可憐西北重興地天爲吾東聖主慳猛士羅前張與關酒肴無量海兼山到得看朱成碧處休將杞菊賦寒慳身似班超未入關功微去病可封山男兒報國平生志輸了一丹心不慳漢都形勝勝秦關億丈高城萬仞山當時廊廟無長策借與鯨鯢不少慳 온성……차운하다 국립도서관에 소장된 《농포집》 후쇄본에는 제목이 〈덕재의 '향사당에서 활솜씨를 겨루다' 시에 차운하다[次德哉射堂挑戰韻]〉로 되어 있고, 5수 중 제1수와 제2수만 실려 있다. 북산을 차지한 듯하네 조나라 장수 조사(趙奢)가 진(秦)나라 대치하고 있을 때, 군사(軍士) 허력(許歷)이 조사에게 "먼저 북산(北山)에 올라가서 점거하는 자는 이기고 뒤에 오는 자는 패할 것입니다."라고 말하자, 조사가 그 말을 따라 먼저 북산을 차지하여 대승을 거두었다. 《史記 廉頗藺相如列傳》 한……뒤로 가서는 돌궐 출신의 장군 가서한(哥舒翰, ?~757)이고, 동관(潼關)은 당나라 수도인 장안(長安) 가까이에 있는 지역이다. 안녹산(安祿山)이 일어났을 때 병마부원수 가서한이 동관을 지키고 있다가 안녹산의 군대에게 대패하여, 적에게 항복하고 적중에서 죽었다. 붉은……지경 안화(眼花)로 인해 색을 구별하지 못하는 것을 형용하는 말인데, 여기서는 술에 취해 눈이 어른거리는 것을 의미하는 듯하다. 구기자와……말라 구기자와 국화는 은자의 소박한 음식을 일컫는 말로, 송사나 소식(蘇軾)이 당나라 육귀몽(陸龜蒙)의 〈기국부(杞菊賦)〉를 모방하여 〈후기국부(後杞菊賦)〉를 지었다. 옥문관에……신세요 정문부가 외직에 있다는 말이다. 반초(班超)는 후한의 장군이고, 옥문관(玉門關)은 서역(西域)으로 통하는 중요한 관문인데, 반초가 서역을 평정하여 공을 세운 뒤 정원후에 봉해져 19년 동안 서역에 있었는데, 훗날 고향 생각이 나서 황제에게 글을 올려"신은 주천군(酒泉郡)에 이르기를 원하지 않고 다만 살아서 옥문관에 들어가기를 원합니다."라고 하였다. 《後漢書 班超列傳》 산에서……없네 변경을 지키는 관리로서 큰 공을 세우지 못했다는 의미이다. 곽거병(霍去病)은 한 무제(漢武帝) 때의 명장으로, 수십만 명의 대군을 거느리고 대군(代郡)으로 나가 흉노를 크게 물리치는 공을 세운 뒤 낭거서산에 올라 하늘에 제사를 지내고 돌아왔다. 《한서》 〈곽거병전(霍去病傳)〉에 "낭거서산에 돌라 하늘에 제사지내고, 고연산에서 봉선(封禪)을 했다.[封狼居胥山, 禪於姑衍.]"라고 하였다. 경예 경(鯨)과 예(鯢)는 둘 다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는 고래인데, 악인의 괴수나 약소국을 병탄하려는 무도한 나라에 비유된다. 여기서는 임진왜란을 일으킨 일본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