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교에서 신을 주운 일1)을 그린 그림 圮橋取履圖 다리 위에는 한 노인 있고다리 아래에는 한 선비 있으니노인은 다리 위에서 신을 떨어뜨리고선비는 다리 아래서 신을 줍네신을 주우라는 명 이미 너무 거만한데꿇어앉아 바친 것은 또한 무슨 뜻인가그가 어른이기에 내가 어른으로 대한 것이니가지를 꺾는 듯 어려운 일 아니로다2)한나라를 보좌할 지략을 전수하니한나라가 망한 치욕을 끝내 씻었네지금까지도 그림 속에서여전히 영웅의 풍모 일어나누나 橋上有一翁橋下有一士翁墜橋上履士取橋下履命取已太倨跪進亦何意彼長我長之折枝非難事一授佐漢略竟雪亡韓恥至今畫圖中尙有英風起 이교에서……일 장량(張良)은 한(韓)나라에서 대대로 상신(相臣)을 지낸 가문의 후예로, 한나라가 망하자 나라의 치욕을 씻을 것을 맹세하고 지내던 중 하비(下邳)의 이교(圮橋)에서 한 노인을 만났다. 그 노인이 신발을 이교 밑으로 떨어뜨리고는 장량에게 신발을 주워오라 명하자, 장량은 신을 주워 꿇어앉아서 노인에게 신겨주고 노인으로부터 태공(太公)의 병법을 전수 받았다. 장량은 훗날 한 고조(漢高祖)의 모신(謀臣)이 되어 한 고조를 도와서 천하를 평정했다. 《史記 留侯世家》 가지를……아니로다 장량이 이교의 노인에게 신을 신겨주고 공경을 표한 것은 매우 쉬운 일이라는 의미이다. 제 선왕(齊宣王)이 왕도정치에 대해 물었을 때 맹자가 "노인을 위하여 나뭇가지를 꺾는 것을 사람들에게 내가 할 수 없다고 한다면 이것은 하지 않은 것이지 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왕께서 왕도정치를 행하지 않는 것은 나뭇가지를 꺾는 것과 같은 종류입니다.[爲長者折枝, 語人曰我不能, 是不爲也, 非不能也.……王之不王, 是折枝之類也.]"라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