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영에 오르니 감회가 있어 上丘墓有懷 왕성했던 모습 다시 볼 수 없지만 豊容不更覩혼백은 여전히 여기에 남았네 體魄猶在玆묵은 풀65)은 내 집이 아니거늘 宿草非吾家비와 이슬까지 적시네 況復雨露滋통곡하며 아침저녁으로 절을 하고 痛哭拜晨夕훌륭한 말씀66) 듣기를 원하지만 警咳願聞之고요히 끝내 말이 없으시니 閴閴竟無語아버지께서는 아시는지 모르시는지 爺乎知不知태어나기 전에 하늘을 저버렸으니 生前負昊天이날이 되면 장차 어찌 할까 此日將何爲허둥지둥해도 미칠 수 없으니 遑遑不能及애통하며 〈육아〉67)의 시 읊네 慟切蓼莪詩그런 까닭에 옛 사람은 所以古之人무덤 아래에서 영원히 함께 했네 墓下長相隨이곳에 여막을 지으니 結構於此地이 마음 진실로 비통하구나 此意良以悲강산은 참으로 아름답지만 湖山雖信美하염없이 눈물만 흘리네 亦足添漣洏아침마다 선영에 올랐다가 朝朝上丘塚돌아갈 때면 다시 주저하게 되네 欲去還躕踟온화하게 받들어 모시며 庶幾侍誾誾한번이라도 평소의 모습 보고 싶은데 一見平生儀나의 정성이 지극하지 못하니 伊我誠未至어찌 감응할 수 있겠는가 何能有格思홀로 남겨준 몸 이끌고 돌아가는데 獨將遺體歸석양이 초가집에 저무네 落日下茅茨 豊容不更覩, 體魄猶在玆.宿草非吾家, 況復雨露滋.痛哭拜晨夕, 警咳願聞之.閴閴竟無語, 爺乎知不知.生前負昊天, 此日將何爲.遑遑不能及, 慟切蓼莪詩.所以古之人, 墓下長相隨.結構於此地, 此意良以悲.湖山雖信美, 亦足添漣洏.朝朝上丘塚, 欲去還躕踟.庶幾侍誾誾, 一見平生儀.伊我誠未至, 何能有格思.獨將遺體歸, 落日下茅茨. 묵은 풀 원문의 '숙초(宿草])'는 해를 넘긴 풀로, 무덤을 가리킨다. 《예기》 〈단궁 상(檀弓上)〉에 "붕우의 무덤에 묵은 풀이 있으면 곡을 하지 않는다.[朋友之墓, 有宿草而不哭焉.]" 하였다. 훌륭한 말씀 원문의 '경해(警咳)'는 기침소리라는 말이지만 남의 말이나 시문(詩文)의 미칭(美稱)으로 사용된다. 〈육아〉 낳아 주고 길러 준 부모의 은덕을 말한다. 《시경》 〈육아(蓼莪)〉에 "슬프고 슬프도다, 부모님 생각. 낳고 길러 주시느라 얼마나 고생하셨던가.[哀哀父母 生我劬勞]"라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