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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갑자) 六日 甲子 흐림. 근래에 한가한 날에 하서(河西) 선정(先正)의 ≪유집(遺集)≫을 열람하였는데, 오늘 우연히 하나의 절구를 지었다.〈하서 선정의 유고를 읽고 읊조리다(讀河西先正遺稿吟)〉빛나는 하서 선생의 유고는(昭昭河西編)지극한 이치를 포함하고 있네(包含至理存)현과 미를 곡진하게 하셨고(顯微曲盡意)본과 말을 분명하게 말씀하셨네(本末分明言)만 가지 선은 성을 주로 삼고(萬善誠爲主)하늘은 도의 큰 근원이라네(一天道大原)찬연히 성학을 밝히시고(粲然明聖學)후학의 뿌리를 북돋우셨네(後學以培根) 陰。近以暇日。 閱覽河西先正遺集。 是日也。 偶成一絶。讀河西先正遺稿吟昭昭河西編。包含至理存。顯微曲盡意。本末分明言。萬善誠爲主。一天道大原。粲然明聖學。後學以培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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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정묘) 九日 丁卯 맑았다가 흐려짐. 배우는 아이들이 익히는 싯구로 시를 지어 홍주(鴻柱)에게 주었다.박괘가 가고 복괘가 올 때라185)(際玆剝往復來時)천지의 마음을 증험하기에 마땅하네(天地之心驗得宜)불쑥 나타난 바가 소리와 냄새도 없는데(闖然所見無聲臭)만화의 발생을 이제부터 기약한다네(萬化發生從此期) 陽而陰。以學兒習句韻。 示鴻柱。際玆剝往復來時。天地之心驗得宜。闖然所見無聲臭。萬化發生從此期。 박괘가 …… 때라 10월 순음인 산지박(山地剝)괘가 지나면 11월 일양이 생겨나니 양이 회복하는 지뢰복(地雷復)괘가 된다. 이때가 동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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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임신) 十八日 壬申 맑음. 비가 갠 후 날씨가 청명해지니 마음이 시원스레 트이고 정신이 흡족하였다. 〈사잠(四箴)〉58)을 보다가 청잠(聽箴)의 '사람이 가진 양심은 천성에 근본한 것이다.[人有秉彛, 本乎天性]'59)라는 내용에 이르러 '시잠(視箴)은 안으로부터, 청잠은 밖에서 안으로 들어온다'는 의미를 깨달았다. 陽。霽後天朗氣淸。 心曠神怡。看四箴。 至聽箴'人有秉彛。 本乎天性'。 覺視箴自內。 聽箴自外入內之意味。 사잠(四箴) 공자의 제자 안연(顔淵)이 '극기복례(克己復禮)'의 조목을 물었을 때 공자가 "예가 아니면 보지 말며, 예가 아니면 듣지 말며, 예가 아니면 말하지 말며, 예가 아니면 움직이지 말라.[非禮勿視, 非禮勿聽, 非禮勿言, 非禮勿動.]"고 답함으로써 사물(四勿)을 말했는데, 정자가 이 말은 성인을 배우는 데 마땅히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하여 스스로 경계하는 뜻으로 시잠(視箴)・청잠(聽箴)・언잠(言箴)・동잠(動箴)의 〈사잠(四箴)〉을 지었다.(≪논어≫ 〈안연(顔淵)〉) 사람이 …… 것이다 정자(程子)의 〈사물잠(四勿箴)〉 중 청잠(聽箴)에서 "사람이 가진 양심은 천성에 근본한 것인데 앎이 유혹받아 외물에 동화되면 마침내 그 바름을 잃게 된다.[人有秉彜, 本乎天性, 知誘物化, 遂亡其正.]" 구절 중 일부를 인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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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을미) 十一日 乙未 오늘은 생일이다. 밤이 와도 잠을 이루지 못하여 〈생일〉시를 지었다.아버지 날 낳으시고 어머니 날 기르시니,(父兮生我母兮育)옛날의 부모님 은덕60) 이 몸에 남아 있네.(在昔劬勞餘此身)세월이 순식간에 흘러 오십오세가 되어,(倏忽光陰五十五)다시 생일날 맞이하니 어버이 생각 배나 더하네.(更逢生日倍思親)세속에선 생신날이라 음식을 마련하나,(世俗生辰飮食備)그 몸이 될 수 없음을 깨닫게 되네. (覺來不得爲渠身)일반적으로 천성은 마음과 함께 갖추어진 것,(一般天性心同具)살아서는 어버이를 섬기고 죽어서는 어버이를 제사 지내네.(生事其親死祭親) 是日生日也。夜來不得眠。 而咏生日父兮生我母兮育。在昔劬勞餘此身.倏忽光陰五十五。更逢生日倍思親.世俗生辰飮食備。覺來不得爲渠身.一般天性心同具。生事其親死祭親. 부모님 은덕 원문의 구로(劬勞)는 낳아 주고 길러 주신 부모님의 은덕을 말한다. ≪시경≫ 〈소아(小雅)・육아(蓼莪)〉에 "슬프고 슬프도다 부모님 생각, 낳고 길러 주시느라 얼마나 고생하셨던가.[哀哀父母, 生我劬勞.]"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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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기유) 二十五日 己酉 -도유작악(屠維作噩)-. 맑고 바람이 차가움.오늘은 봉산정사(鳳山精舍)의 강학일(講學日)이다. 강생(講生)으로 관동(冠童) 수백 명이 와서 모였는데, 다만 이난수(李蘭秀) -동아(東阿)에 거주함- 와 양상하(梁相賀)33), 최기홍(崔基洪)ㆍ기욱(基彧) 형제, 고제근(高濟根)만 서로 이름을 아는 사람이었다. 석양에 나주(羅州) 등림(藤林)에 사는 상포(相包) 임낙중(林洛仲) -호는 금파(錦坡)- 이 끌고 가고자 하여 주인을 청했다. 주인이 곧 허락하였으므로 따라가 석정촌(石汀村)에 들어갔더니 주인은 곧 고제만(高濟萬)으로, 금파의 사위집이었다. 인하여 유숙하고 다음날 다시 봉산정사에 들어가 작별하였다. 단지 황계(潢溪)34)에 사는 이정상(李廷相) -호는 만괴(晩愧)- 과 남원(南原) 응령(應嶺)35)에 사는 고재룡(高在龍) -자는 이현(理賢)으로, 학봉(鶴峯, 고인후) 섭종(攝宗)36) 고씨- 만 있었다. 【屠維作噩】。 陽而風寒。是日鳳山精舍講學日也。講生冠童數百名來會。 但李蘭秀【居東阿】。 梁相賀。 崔基洪ㆍ基彧兄弟 高濟根相知名。夕陽羅州藤林。 林相包洛仲號錦坡。 欲引去。 請主人。 主人乃許。 故隨入石汀村。 則主人乃高濟萬。 卽錦坡之壻郞家也。因以留宿。翌復入鳳山作別。 只有潢溪李廷相號晩愧。 南原應嶺高在龍字理賢鶴峯攝宗高氏也。 양상하(梁相賀) 용진정사(湧珍精舍)에서 후석(後石) 오준선(吳駿善, 1851∼1931)에게 학문을 배웠다고 한다. 황계(潢溪) 광주광역시 광산구 본량동에 황계마을이 있다. 응령(應嶺) 지금의 남원시 이백면 효기리이다. 섭종(攝宗) 종손이 종무(宗務)를 직접 관장하지 못하여 종손과 가까운 친척이 대행하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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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경술) 二十六日 庚戌 -상장엄무(上章閹茂)-. 맑음. 하루 종일 길을 가느라 매우 피곤했다. 황혼 무렵 상덕리(上德里)37) 고광석(高光奭)의 집에 들어갔다. 是日。 【上章閹茂】。陽。終日行路。 困憊玆甚。黃昏入上德里高光奭家。 상덕리(上德里) 전라남도 담양군 고서면 신덕리에 상덕마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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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계묘) 二十一日 癸卯 -소양단알(昭陽單閼)-. 흐림. 밤에 비가 내렸다. 【昭陽單閼】。陰。夜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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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갑진) 二十二日 甲辰 -알봉집서(閼逢執徐)-. 흐리고 비가 내렸다. 【閼逢執徐】。陰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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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갑진) 十三日 甲辰 흐리다가 맑다가 간간이 비 옴. 或陰或陽間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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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을사) 十四日 乙巳 흐리다가 맑음. 陰而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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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계묘) 十二日 癸卯 맑음. 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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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병오) 十五日 丙午 흐림. 해질무렵에 겨우 옥전(玉田)에 도착했다. 비가 왔다. 陰。昏冥。 纔到玉田。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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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임진) 初一日 壬辰 맑음. 순창(淳昌) 한사동(翰士洞)에 사는 박병관(朴秉觀)이 왔다. 소풍을 가자고 유혹하기에 용호(龍湖)와 김규창(金奎昌)을 따라 두루 구경하고 읊조리다가 돌아왔다. 석양에 주막에 들어가 마구 마시고 돌아왔다. 陽。淳昌翰士洞朴秉觀來。誘嘯風。 隨龍湖與金奎昌。 周觀咏歸野。夕陽入酒肆。 浪飮而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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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계사) 二日 癸巳 맑음. 석양 무렵 한전(寒戰, 오한이 심하여 몸이 떨리는 증세)이 든 후 토하고 설사하였다. 陽。斜陽寒戰後吐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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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갑자) 五日 甲子 맑음. ≪역천집(櫟泉集)≫126)을 보았다. 선생이 〈서종숙 양중에게 보낸 답서(答庶從叔襄仲)〉에서 "상(祥) 이후 포망(布網)127)에 대해서는 고조고(高祖考, 송준길)께서 여양(驪陽, 민유중)128)의 물음에 답한 것에 자세하게 있으니 살펴볼 수 있습니다. 삼년상 안에는 연제(練祭, 소상)와 상제(祥祭, 대상) 이외 성제(盛祭)는 없습니다. 새로 묘소를 쓴 산의 묘사(墓祀)는 율곡이 '단헌(單獻)이 옳다'고 하므로 집에서 또한 일찍이 이에 의지하여 실행하니, 과연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담제(禫祭)129) 전은 여전히 삼년 내이므로 묘제(墓祭)는 마땅히 상중의 예에 따라야 합니다."라고 했다. 陽。看 ≪櫟泉集≫。 先生〈答庶從叔襄仲〉書。 "祥後布網。 詳在高祖考答驪陽問。 可考也。三年內。 練祥之外無盛祭。新山墓祀。 栗谷以單獻爲是。 故家中亦嘗依此行之。 未知果如何也。禫前仍是三年之內。 墓祭當依喪中之禮矣。" 역천집(櫟泉集) 송명흠(宋明欽, 1705∼1768)의 시문집이다. 순조 5년(1805)에 그 아들 시연(時淵)과 문하생들이 19권 10책으로 편집하여 간행하였다. 포망(布網) 상제(喪制)가 머리에 쓰는, 베로 만든 망건(網巾)이다. 여양(驪陽) 여양부원군(驪陽府院君) 민유중(閔維重, 1630~1687)을 말한다. 민유중은 숙종의 계비(繼妃) 인현왕후(仁顯王后)의 아버지이다. 담제(禫祭) 초상(初喪)으로부터 27개월 만에, 곧 대상(大祥)을 치른 그 다음 다음 달 하순(下旬)의 정일(丁日)이나 해일(亥日)에 지내는 제사를 말한다. 부(父)가 생존한 모상(母喪)이나 처상(妻喪)의 경우에는 초상(初喪) 후 15개월 만에 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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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경인) 十三日 庚寅 새벽에 비가 오다가 바로 개고 맑음.〈송남파재(宋南坡齋)에 대해 짓다〉(題宋南坡齋)어느 해에 이 집 지어 이곳에 유거했나,(何年卜築是幽居)나무 아래 숨은 듯 처사의 집이 있네.(樹下隱然處士廬)푸른 대 아름다운 무늬는 군자의 절개요,(綠竹猗文君子節)맑음 바람 가득한 것은 옛사람들의 책이로다.(淸風滿在故人書)아침에 밭갈고 저녁에 독서함은 때에 마땅하게 하고,(朝耕暮讀時宜措)현명하고 어진 자들과 친함은 속객을 드물게 하네.(賢狎仁親俗客䟽)여기에서 참을 기른지 얼마나 되었는가,(這裏養眞今幾日)편안하고 고상한 정취 넉넉하게 넘치는구나.(安閒高致裕而餘) 曉頭雨卽晴陽。〈題宋南坡齋〉何年卜築是幽居。樹下隱然處士廬.綠竹猗文君子節。淸風滿在故人書.朝耕暮讀時宜措。賢狎仁親俗客䟽.這裏養眞今幾日。安閒高致裕而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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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병진) 二十四日 丙辰 맑음. 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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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정사) 二十五日 丁巳 맑음. 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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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무오) 二十六日 戊午 맑음. 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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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기미) 二十七日 己未 맑음. 동쪽에서 우레소리가 들리고 때맞은 비가 올 조짐이 있었다. 옥과 하청(下靑)43)에 사는 전재형(全在衡) -본관은 천안(天安), 자는 평부(平夫)-이 옆에서 독서 하다가 말이 간재 노인(艮齋老人, 전우)의 시에 미쳤다.돌아가 구함에 성사(性師)가 있고(歸求有性師)겸허하게 받는 것은 심제(心弟)로 말미암네(虛受由心弟)이 이치는 오묘하여 남음이 없으니(斯理妙無餘)모름지기 철저히 궁구함에 달렸다네(在須窮到底)어린 아이에게 자라배[鱉腹]44) 증상이 있어 약을 써서 다스렸는데 그것을 기록해둔다.영신단(靈神丹)인삼(人蔘) 1돈 5푼[分]해분(海粉) 1돈건칠(乾柒)사군자(使君子)45)현호색(玄胡索)홍령사(紅靈砂)46)황단(黃丹)47) 각 7푼(分)위의 것들을 고운 가루로 만들어 빈속에 복용한다. 5푼쭝[分重]씩 곡정수(穀精水)48)에 타서 복용하기를 6~7달을 계속한다. 陽。有東方雷聲。 時雨之象。玉果下靑全在衡【天安人】。 字平夫。 在傍讀書。 語及艮老詩。歸求有性師。 虛受由心弟。 斯理妙無餘。 在須窮到底。有小兒鱉腹。 和劑記之。靈神丹人蔘 一戔五分海粉 一戔乾柒使君子玄胡索紅靈砂黃丹 各七分右。 細末空心服。五分重式。 穀精水調服。 連用六七朔。 하청(下靑) 곡성군 화면 연화리 하청마을로, 현재는 곡성군 오산면 연화리에 해당함. 자라배[鱉腹] '별복(鱉腹)'이라고도 부르는 이것은 어린아이에게 생기는 병의 하나로, '지라'가 부어 뱃속에 자라(鱉) 모양의 멍울이 생기며, 열이 심하게 올랐다 내렸다 하여 몸이 점차 쇠약해 지는 병이다. '별학(鱉虐)', '복학(腹虐)', '지벌거지'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사군자(使君子) 인도가 원산지이며, 중국 남부와 열대지방에서 자라고 있다. 사군자란 말은 중국의 어느 지방에서 곽사군(郭使君)이라는 사람이 이 약 하나로 어린아이의 질환을 많이 치료하였다고 하여 후세의 의가가 붙인 것이다. 홍영사(紅靈砂) 수은과 유황을 섞어 가열하여 만든 약으로, 그 섞은 비율에 따라 영사(靈砂), 이기사(二氣砂), 홍영사 등으로 불린다. 황단(黃丹) 납을 가공하여 만든 약재. 전간(癲癎), 경계(驚悸) 따위에 쓰인다. 곡정수(穀精水) 밥물. 밥을 지을 때 쌀 따위의 양에 맞추어 솥이나 냄비에 붓는 물. 또는 밥이 끓을 때 넘쳐흐르는 걸쭉한 물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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