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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계사) 初二日 癸巳 -소양대황락(昭陽大荒落)-. 흐림. 몇몇의 동연(同硏, 동창)과 강학한 뒤에 각자 글을 짓기로 했다. 천(天)을 논제로 해서 선성(先聖)들이 천에 대하여 한 말들을 늘어놓았다.문왕은 말하기를, "건(乾)은 원(元)하고 형(亨)하며 이(利)하고 정(貞)하다."고 했다. 공자는 말하기를, "위대하도다, 건원(乾元)이여! 만물이 여기에서 비로소 나오나니."라고 했다. 자사는 말하기를, "천도(天道)는 한마디 말로 할 수 있으니, 성(誠)을 다할 따름이다."고 했다. 정자(程子)는 "대저 하늘을 오로지 하여 말하면 도(道)이다. 나누어 말하면 주재의 입장에서는 제(帝)라 하고, 형체의 입장에서는 천(天), 성정(性情)의 입장에서는 건(乾)이라 말하며, 신묘하게 운용하는 입장에서는 신(神)이라 하고, 공력을 들여 운용(功用)하는 입장에서는 귀신(鬼神)이라 한다.[夫天專言之, 則道也, 分而言之, 則以主宰謂之帝, 以形體謂之天, 以性情謂之乾, 妙用謂之神, 功用謂之鬼神。]"12)고 하였다. 주자는 '천이 곧 이[天卽理]'라고 하였고, 《시경》에서는 '높이 계신 저 하늘[於皇上帝]'이라고 했으며, 《중용》에서는 말장(末章)에서 또 이르기를 '상천의 일은 소리도 냄새도 없다.[上天之載, 無聲無臭]'라고 하였다.한 동자(童子)가 갑자기 묻기를, "그렇다면 뇌정(雷霆)의 소리는 하늘의 소리가 아닙니까?"라고 하기에, 내가 잘 답하지 못하고 문득 동중서(董仲舒)가 말한 "천을 잘 말하는 자는 반드시 사람에게 징험할 수 있어야 한다. 천도(天道)는 형체가 없어 알기 어렵지만, 인사(人事)는 흔적이 있어 알기 쉽기 때문이다."라는 말을 생각했다.성인에게서 징험해 보면 높디높고[巍巍蕩蕩] 심원하여 그치지 않아[於穆不已]13) 무성무취(無聲無臭)를 본받을 만하다. 무성과 유성은 분명히 밝히기 어렵지만, 가까이 몸에서 취해 보면, 마음이 허령(虛靈)하여 평단(平旦)14)에 물(物)과 접하지 않았을 때는 담연허정(湛然虛靜)하고 확연대공(廓然大公)하여 거의 대월상제(對越上帝)15)의 상태에 가깝고, 또한 무성무취의 상태이지만 홀연히 일과 물을 접응하면 음성과 웃는 얼굴16)이 없을 수 없게 된다. 이로써 미루어 궁구해 보면, 상천(上天)의 일은 소리가 없는 형이상(形而上)의 도(道)이고, 뇌정의 소리는 형이하(形而下)의 기(器)이다. 정자는 형체를 가지고 하늘이라 했으니, 형체가 있으면 기가 있고, 기가 있으면 소리가 있다. 뇌정의 소리는 음양의 기와 박진(薄震, 요동치는 소리)의 소리인 것이다. 소리가 없다는 것이 도리어 소리가 있음을 이로써 가히 증험할 수 있으니, 오묘하도다!사람 또한 하늘이 낳은 물(物)로서, 대개의 사람이 말한 '모두 천기(天機)가 저절로 발동한 것'이니, 어찌 행하는 것으로 하늘에 증험해볼 수 있는 것이 불가하겠는가? 하늘에는 원(元)의 도가 있어서 봄이 되니, 온화하며 자애로운 의사(意思)가 있는 것으로, 사람이 가지는 측은지심(惻隱之心)과 유사한 것이다. 또 하늘에는 형(亨)의 도가 있어 여름이 되니, 선저(宣著)하고 발휘(發揮)하려는 의사가 있는 것으로, 사람에게 있는 공경지심(恭敬之心)과 유사이다. 또 이(利)의 도가 있어서 가을이 되니, 참열(慘烈)하고 강단(强斷)한 의사가 있는 것으로, 사람에게 있는 수오지심(羞惡之心)과 유사하다. 정(貞)의 도가 있어 겨울이 되니, 수렴하고 흔적을 없애려는 의사가 있는 것으로, 사람에게 있는 시비지심(是非之心)과 유사하다. 그렇다면 하늘이 만물(萬物)과 만사(萬事)를 낼 때 모두 하늘이 그렇게 되도록 만드신 것이다. 크구나, 하늘이여! 누가 이를 주관하는가? 오호라, 태극이로다! 【昭陽大荒落】。陰。與二三同硏。 講學之餘。 各爲作文。以天爲論題。 陳先聖言天之辭。文王曰。 "乾元亨利貞。" 孔子曰。 "大哉。 乾元! 萬物資始。" 子思曰。 "天道。 可以一言。 而盡誠而已。" 程子曰。 "夫天專言之。 則道也。 分而言之。 則以主宰謂之帝。 以形體謂之天。 以性情謂之乾。 以妙用謂之神。 以功用謂之鬼神。" 朱子曰 '天卽理也'。 《詩》曰 '於皇上帝'。 《中庸》末章。 又曰 '上天之載。 無聲無臭'。一童子。 猝然問曰 "然則雷霆之聲。 非天之聲歟?"。 余未能答。 而輒思董子云。 "善言天者。 必徵於人。 天道無形而難知。 人事有迹而易知故也"之言。以聖人徵之。 巍巍蕩蕩。 於穆不已。 可法無聲無臭。無聲有聲。 難得分明。 近取諸身。 則心之虛靈平旦。 未與物接之時。 湛然虛靜。 廓然大公。 庶幾對越上帝。亦無聲無臭。 忽然應事接物。 則不無聲音笑貌。以此推究。 則上天之載。 無聲。 形而上之道也。 雷霆之聲。 形而下之器也。程子以形體謂之天。 有形則有氣。 有氣則有聲。 雷霆之聲。 陰陽之氣。 薄震之聲也。無聲還有聲。 於此可驗。妙哉! 人亦天生之物也。 凡所云爲皆天機自動。 安不可以所爲驗得於天乎? 天有元之道爲春。 則有溫和慈愛底意思。 而人之惻隱之心似之。有亨之道而爲夏。 則有宣著發揮意思。 而人之恭敬之心似之。有利之道而爲秋。 則有慘烈强斷意思。 而人之羞惡之心似之。有貞之道而爲冬。 則有收斂無痕跡意思。 而人之是非之心似之。然則天生萬物萬事。 皆天之所使。大哉。 天乎! 孰其尸之? 嗚呼。 太極! 대저 …… 한다 《주역》 〈건괘 괘사(卦辭)〉의 정전(程傳)에 나온 말이다. 심원하여 그치지 않아[於穆不已] 《시경》 〈주송(周頌)〉 유천지명편(維天之命篇)에, "하늘의 명이 아, 심원하여 그치지 않는다.[維天之命, 於穆不已.]"라고 하였는데, 평단(平旦) 새벽의 청명한 기운을 의미한 말로, 유가(儒家)에서 주장하는 이른바 야기(夜氣)를 말한다. 야기는 밤사이에 생겨나는 천지의 맑은 기운으로, 유가에서는 이를 흔히 사람의 양심에 비겨서 중하게 여기는데, 《맹자》 〈고자 상(告子上)〉에 우산지목(牛山之木)의 비유로 자세히 나온다. 이 시에서 태양은 양심을, 바람과 구름은 번뇌를 상징한다. 대월상제(對越上帝) 상제를 마주한 듯 경건한 자세를 말함. 주자의 〈경재잠(敬齋箴)〉에 "그 의관을 바르게 하고 그 시선을 존엄하게 하며 마음을 고요히 가라앉혀 거처하고 상제를 마주한 듯 경건한 자세를 가져라.[正其衣冠, 尊其瞻視, 潛心以居, 對越上帝.]"라고 하였다. 음성 …… 얼굴 《맹자》 〈이루 상(離婁上)〉에 "공손함과 검소함을 어찌 음성이나 웃는 얼굴로 꾸며서 할 수 있겠는가.[恭儉, 豈可以聲音笑貌爲哉.]"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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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갑오) 初三日 甲午 –알봉돈장(閼逢敦牂)-. 맑고 바람. 어제 하늘에 대해 논의한 것이 미진한 뜻이 있기 때문에 특별히 기록한다.《맹자》 3권 끝부분에서 "범씨가 말하기를 '하늘이 낳고 땅이 기르는 것 중에 오직 사람이 위대하다. -《예기》 제의(祭義)편에, '사람이 있으면 천지에 참가하여 삼재(三才)가 되지만, 사람이 없으면 곧 천지 또한 스스로 설 수 없다.'라고 하였다.- 사람이 위대한 까닭은 인륜이 있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閼逢敦牂】。陽而風。前日論天有未盡意。 故特記。《孟子》三卷末。 "范氏曰 天之所生。 地之所養。 惟人爲大。【《記》 祭義。 '有人則可參天地而爲三才。 無人則天地亦不能以自立矣'】 人之所以爲大者。 以其有人倫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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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을미) 初四日 乙未 -전몽협흡(旃蒙協洽)-. 흐림. 어떤 사람이 '사자언지(四子言志)'17)에 대해 물어서 답하였다.대개 사자(四子, 자로ㆍ증점ㆍ염유ㆍ공서화)가 각각 그 뜻을 말했으니, 집주(集註)와 여러 학자들의 설이 조목조목 마다 논리를 전개하고 밝게 드러내었으니, 다시는 여온(餘蘊, 미진(未盡)함)이 없다. 그러나 말이 심오하여 천견(淺見)이나 박식(博識)도 쉽게 헤아릴 수 없어서 그 형체나 소리와 같이 징험하기에 이르기는 어려웠다.간절히 생각해보니, 삼자(三子, 자로ㆍ염유ㆍ공서화)의 말은 아래로 인사(人事)를 배운다는 의미가 많고, 증점(曾點)의 말은 유독 위로 하늘의 이치를 터득하려고 했다는 의미가 많다. 그러나 이치가 있으면 일이 있고[有理則有事], 일이 있으면 이치가 있다[有事則有理]. 다만 표리(表裏)ㆍ정조(精粗)ㆍ본말(本末)ㆍ체용(體用)의 구별이 있을 뿐이다. 쇄소응대(灑掃應對)18)에서 애경(愛敬)ㆍ효제(孝悌)ㆍ충신(忠信)에 이르기까지 아비는 아비답고 자식은 자식다워야 하며, 형은 형다워야 하고, 동생은 동생다워야 하며, 임금은 임금다워야 하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하며, 남편은 남편답고, 아내는 아내다워야 한다. 늙은이는 편안하게 해 주고, 젊은이는 감싸 주며, 붕우에게는 미덥게 해줘야 하는 등의 일 일체 모두에 이 이치가 깃들지 않은 것이 없다.성문(聖門)의 강학(講學)도 여기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정자(程子)가 말하기를, "천덕(天德)과 왕도(王道)는 단지 근독(謹獨)에 있다."고 하였다. 근독 공부에 어찌 귀천(貴賤)의 다름이 있겠는가? 다만 그것을 행함에 그 지위를 벗어나서는 안 되는데, 범인(凡人)의 자질은 같지 않고 학력(學力)도 고르지 않다. 삼자(三子)의 말은 사위(事爲)의 말단에 대한 자질구레한 것만 말했으나, 증점(曾點)만은 천리(天理)의 유행에 유연(悠然)하였으니, 그 기상이 같지 않았다. 그래서 공자가 깊이 허여하였다.후세 군자들도 각기 소견으로서 찬미하였는데, 유독 주자는 말씀하기를, "바야흐로 봉황이 천길 날아오르는 기상이다."라고 하였다. 또 말하기를, "그 일용(日用)의 일에 모두 자기를 버리고 남을 위하는 뜻이 없다. 천지만물과 더불어 상하(上下)가 함께 흘러서 각기 그 방소(方所)를 얻는다."라고 하였다. 정자는 말하기를, "성인의 뜻과 같으니 곧 요순의 기상이다."라고 했다. 대저 그 뜻의 보존된 것이 일찍이 조금이라도 그 지위를 벗어나지 않아서, 담담하게 장차 몸을 마칠 수 있을 것이다. 인욕이 깨끗이 없어지고 천리가 유행하여 천지를 위치지어 주고, 만물을 길러주는 기상을 누가 우러러 사모하지 않겠는가?그러나 일을 행하는 사이에 제재할 바를 알지 못하고 힘쓰기를 달갑게 여기지 않는다면, 노장(老莊)에 멋대로 흘러갈까 두렵다. 학자는 마땅히 인사(人事)상에서 천리를 살피고 순서대로 점차 앞으로 나아가고 오래오래 익숙하게 한다면, 이 장의 묘미를 묵묵히 알 수 있을 것이다. 【旃蒙協洽】。 陰。答或問'四子言志'。盖四子各言其志。 集註與諸家說。 逐條發明。 更無餘蘊。言之深奧。 以淺見博識。 未易窺測。 難以致形聲之驗矣。切想。 三子下學人事底意味多。 點獨上達天理底意味多。然有理則有事。 有事則有理。但表裏ㆍ精粗ㆍ本末ㆍ體用之別。自灑掃應對。 至於愛敬ㆍ孝悌ㆍ忠信。 父父子子。 兄兄弟弟。 君君臣臣。 夫夫婦婦。老者安之。 少者懷之。 朋友信之。事一切無非是理所寓也。 聖門講學。 不出此理。程子曰。 "天德。 王道。 只在謹獨。" 謹獨工夫。 安有貴賤之殊乎? 但行之不出其位矣。 凡人之資質不同。 學力不齊。三子之言規規於事爲之末。 點之言悠然於天理之流行。 其氣像不侔矣。故夫子深許之。後之君子。 各以所見。 贊美之。獨朱夫子曰。 "方鳳凰翔于千仞底氣像"。又曰。 "其日用之事都無舍己爲人之意。與天地萬物。 上下同流。 各得其所。" 程子以爲。 與聖人之志同。 便是堯舜氣像。大抵其志之所存。 未嘗少出其位。 澹然若將終身。 人欲淨盡。 天理流行。 位天地。 育萬物之氣像。 孰不仰慕哉? 然不知所以裁之於事爲之間。 不屑用力。 則恐橫流於老莊矣。學者。 當於人事上。 察乎天理。 循序漸進。 久久成熟。 可以黙契此章之妙矣。 사자언지(四子言志) 네 명(자로, 증점, 염유, 공서화)에게 각 자신의 뜻을 말하라고 한 《논어》 〈선진〉 26장을 말한다. 쇄소응대(灑掃應對) 땅바닥에 물을 뿌려 쓸고서 빈객을 접대하는 것으로, 유가(儒家)에서 교육하고 학습하는 기본 내용 중의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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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병신) 初五日 丙申 -유조군탄(柔兆涒灘)-. 흐리고 바람이 붐. 바람 불어 추웠고 눈이 내림. 사람을 논했다.사람이 천지에 참여하여 삼재(三才)가 되니, 그 인의(仁義)의 도(道)이기 때문이다. 공자는 말씀하기를, "천도(天道)는 음양(陰陽)이고, 지도(地道)는 강유(剛柔)이며, 인도(人道)는 인의이다."라고 했다. 이것으로서 보면 삼재에 참여한 도리가 인의가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인(仁)은 생생지리(生生之理)이다. 증자는 말하기를, "부모가 온전하게 낳아주셨다."라고 하였는데, 신체와 머리털, 피부뿐 만이 아니라, 마음 가운데에 갖추고 있는 천리(天理)를 겸해서 말한 것이다. 심의 허령(虛靈)은 오성(五性)을 갖추고 있으니, 오성은 바로 이(理)이고, 이가 곧 태극(太極)이다. 태극은 곧 천지조화의 추뉴(樞紐)이고 근저(根柢)이다. 사람이 생겨나는 이치이자 천지자연의 이치로서 상하가 유통하여 변화하는 것이다.장사(張思) 숙(叔)19)은 말하기를 "천지는 대부모요, 부모는 소천지이다."라고 하였으니, 어찌 공경하게 하늘을 섬기지 않고, 공경하게 부모를 섬기지 않으리오? 공경하게 부모를 섬기는 것이 공경하게 하늘을 섬기는 것이다. 부모로부터 시조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천리의 유통이니, 추모하는 정성이 유연히 절로 생길 것이다. 대개 일찍이 논해보건대, 어린아이가 그 부모를 사랑할 줄 알지 못하는 자가 없고, 어른이 되어서는 그 형을 공경할 줄 알지 못하는 자가 없으니, 이는 천기(天機)가 절로 움직이는 것으로, 양지(良知) 양능(良能)한 효제(孝悌)이다.장(張) 남헌(南軒)20)의 〈장천리명(長天理銘)〉에 이르기를, "천리의 지극함은 오직 인(仁)과 의(義)이다. 인은 단지 효(孝)에 달려 있고, 의는 단지 제(悌)에 달려 있으니, 요순(堯舜)같이 인륜이 지극한 사람으로서도 그 말한 것은 '효제'일 따름이다."라고 했으니, 인의효제(仁義孝悌)가 바로 하늘과 인간이 서로 통하는 의리이다. 삼재(三才)21)에 참여하는 것이 기약하지 않아도 저절로 그렇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인품(人品)에는 상하(上下)가 있으니, 어떻게 된 것인가? 태극(太極)의 이(理)는 음양(陰陽)을 낳고, 음양의 기(氣)는 천 가지 만 가지로 변화하여 만물을 낳으니, 인품에 어찌 상하가 없겠는가?성인(聖人)이 가벼운 것[輕]과 맑은 것[淸]이 위로 가서 하늘이 되고 무거운 것[重]과 흐린 것[濁]이 아래로 가서 땅이 되는 것을 보고, 도(道)와 기(器)의 나뉨을 내게 되었으니, 도(道)는 곧 형이상자(形而上者)요, 기(器)는 곧 형이하자(形而下者)이다. 도는 그렇게 된 까닭[所以然之故]이며, 기는 음양(陰陽)의 기(氣)이다. 도가 없는 기(器)가 있지 않고, 기가 없는 도 또한 있지 않다. 물(物)마다 존재하지 않음이 없고, 때[時]마다 그렇지 않음이 없으니, 하늘에는 하늘의 도기(道器)가 있고, 땅에는 땅의 도기가 있다. 사람에게는 사람의 도기가 있고, 물에는 물의 도기가 있다.도(道)는 양(陽)이니 강건하여 쉼이 없고 만고토록 쉬지 않는다. 기(氣)는 음(陰)이니 영허(盈虛)하고 소식(消息)함이 만년토록 항상 같다. 해와 달을 보면 해는 차 있고 달은 차있지 않다. 때문에 도(道)는 변함이 없고 기(器)는 변함이 있는 것이다. 도(道)는 이(理)이고 기(器)는 기(氣)이니, 나뉘어져서 둘이 되고 합하여져서 하나가 되며, 하나이면서 둘이고 둘이면서 하나이다.사람에게서 관찰해보면 심(心)은 기(器)이고 성(性)은 도이다. 인의(仁義)를 인도(人道)로 삼으면 예(禮)는 이 두 가지 것에 대한 절문(節文)이다. 지(智)는 이 한 가지 것과 이 두 가지 것을 아는 것이니, 천지의 삼재에 참여하는 것 또한 마땅하지 않겠는가? 천지의 삼재에 참여하면 인도가 세워지게 된다. 【柔兆涒灘】。陰而風。風寒雪。人論。人參天地爲三才。 以其仁義之道也。孔子曰。 "天道陰陽。 地道剛柔。 人道仁義也"。 以此觀之。 參三之道。 非仁義乎? 然則仁是生生之理也。曾子曰。 "父母。 全而生之。" 不但身體髮膚。 兼以心中所具之天理也。心之虛靈。 具五性。 五性卽理也。 理卽太極也。太極卽天地造化樞紐根柢。 而人之生理。 天地自然之理。 上下流通之化也。張思繹云。 "天地大父母。 父母小天地" 豈不以敬事天。 敬事父母? 敬事父母。 敬事天。自父母以至始祖。 皆天理之流通。 追慕之誠。 油然自生矣。 盖嘗論之。 孩提之童。 無不知愛其親。 及其長也。 無不知敬其兄。 是天機自動。 良知良能之孝悌也。張南軒長天理銘曰。 "天理之至。 惟仁與義。仁只在孝。 義只在悌。 以堯舜人倫之至。 其爲道孝悌而已 。"則仁義孝悌。 卽天人相通之義。參於三才。 不期然而自然。然人品有上下。 何爲也? 太極之理生陰陽。 陰陽之氣。 千變萬化而生萬物。 則人品豈無上下乎? 聖人觀輕淸上爲天。 重濁下爲地。 做出道器之分。道卽形而上者也。 器卽形而下者也。 道則所以然之故也。 器卽陰陽之氣也。未有無道之器。 亦未有無器之道也。無物不在。 無時不然。 在天有天之道器。 在地有地之道器。在人有人之道器。 在物有物之道器。道陽也。 剛健不息。 亘萬古不息。 器陰也。 盈虛消息。 亘萬古如常。觀日月。 日實也。 月闕也。 故道不變器有變。道是理。 器是氣。 分而爲二。 合而爲一。 一而二。 二而一者也。觀於人。 心是器也。 性是道也。仁義爲人道。 則禮是節文。 斯二者。智是知斯一者斯二者。 參天地三才。 不亦宜乎? 參天地三才。 人道立矣。 장사숙(張思叔) 북송(北宋) 사람으로 이름은 역(繹). 정이천(程伊川)의 제자이다. 장남헌(張南軒) 남송(南宋)의 성리학자인 장식(張栻, 1133~1180)으로, 자는 경부(敬夫)ㆍ흠부(欽夫) 또는 낙재(樂齋), 호는 남헌이다. 주희, 여조겸(呂祖謙)과 함께 '남송삼현(南宋三賢)'으로 불린다. 삼재(三才) 천(天)ㆍ지(地)ㆍ인(人)을 가리키는 말로, 《주역》 〈설괘전(說卦傳)〉에 "하늘의 도(道)를 세움은 음(陰)과 양(陽)이요, 땅의 도를 세움은 유(柔)와 강(剛)이요, 사람의 도를 세움은 인(仁)과 의(義)이니, 삼재를 겸하여 두 번 하였기 때문에 역(易)이 여섯 번 그어서 괘(卦)가 이루어진다.[立天之道曰陰與陽, 立地之道曰柔與剛, 立人之道曰仁與義, 兼三才而兩之, 故易六畫而成卦.]"라고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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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정유) 初六日 丁酉 -강이작악(强圉作噩)-. 맑음. 밤에 눈이 내렸다. 혹자가 "부자유친(父子有親)에서 '친'자의 뜻을 들을 수 있겠습니까?"라고 물었다.내가 답하기를, "부모는 자애롭고 자식은 효도하여 각기 그 도리(道理)를 다하면, 마음이 그와 더불어 하나가 될 것이다. 부모가 혹시 잘못이 있으면, 직간(直諫)하여 도(道)로 인도하면 기쁨에 이를 것이다. 자식이 혹시 허물이 있으면, 훈계하여 도로 향하게 하면 항상 기쁨 낯빛이 되게 한다. 부모와 자식이 서로 어긋나지 않는 것을 '친(親)'이라 한다."고 하였다."군신유의(君臣有義)의 의(義)자의 뜻은 무엇입니까?"라고 묻기에 답하여 말하기를, "임금은 의롭고 신하는 충성해서, 임금은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다운 것이다. 임금이 신하를 수족(手足)처럼 보고, 신하는 임금을 복심(腹心)처럼 봐서,22) 동인협공(同寅協恭)23)하여 지극한 정치에 이르는 것, 이것이 의가 있는 것이다."라고 하였다."부부유별(夫婦有別)의 별(別)자의 뜻은 무엇입니까?"라고 묻기에 답하여 말하기를, "별(別)은 분별의 의미이다. 부부는 일체동지(一體同志)로 만약 분별이 없으면 남편이 혹시 정욕(情慾)에 끌려 그 굳셈을 잃고, 아내가 혹시 친압에 끌려 그 순종함을 잃는다면 곧 몸을 상하게 하고 덕을 그르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분별을 두텁게 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하였다.묻기를, "장유유서(長幼有序)에서 서(序)자의 의미는 무엇입니까?"라고 하기에, 답하여 말하기를, "서(序)는 존비(尊卑)와 선후(先後)의 차례로서, 천서(天序)의 법전이다. 양지(良知) 애경지심(愛敬之心)을 미루어 어른을 섬기는 것이고, 선각(先覺) 자애지심(慈愛之心)을 미루어 어린이를 인도하는 것이다. 이른바 '우리 어른을 어른으로 섬겨서 남의 어른에게 미치며, 우리 어린이를 어린이로 사랑해서 남의 어린이에게 미치게 한다면'24) 자연히 차례가 있게 된다."라고 하였다.묻기를, "붕우유신(朋友有信)에서 신(信)자의 뜻은 무엇입니까?"라고 하기에, 답하기를, "신(信)은 실제로 붕우를 말하는 것으로써, 그 덕을 벗한다는 것이다. 책선보인(責善輔仁)25)하고 절절시시(切切偲偲)26)하여 심로(心路)가 이미 익숙해져서 서로 (마음)둔 곳을 아는 것이다. 서로 아래에 있어도 싫어하지 않으며, 작위(爵位)가 서로 같을 때에도 시기하지 않는다. 같은 도로 같이 도모하며[同道而同謀] 유언(流言)의 헐뜯음을 들어도 믿지 않는다. 이것을 신이라 할 만하다."라고 하였다. 【强圉作噩】。陽。夜雪。或問。 "父子有親。 親字之義。 可得聞歟?" 答曰。 "父慈子孝。 各盡其道。 心與之爲一。父或有過。 則諫而諭於道。 底於悅豫。子或有過。 則戒之向於道。 常爲怡愉。父子不相違。 乃所謂親也。" "君臣有義。 義字之義。 何也?" 答曰。 "君義臣忠。 君君臣臣。君視臣如手足。 臣視君如腹心。 同寅協恭。 以臻至治。 此有義也。" "夫婦有別。 別字之義。 何也?" 答曰。 "別。 分別之義。夫婦一體同志。 若不分別。 則夫或牽於情慾。 失其剛。婦或牽於狎暱。 失其順。 則傷身敗德。故不得不厚別也。" 問。 "長幼有序。 序字之何也?" 答曰。 "序。 是尊卑先後之序。 天序之典也。推良知。 愛敬之心事長。 推先覺。 慈愛之心導幼。所謂老吾老以及人之老。 幼吾幼以及人之幼。 自然有序。" 問。 "朋友有信。 信字之義。 何也?" 答曰。 "信。 是以實之謂朋友。 友其德也。責善輔仁。 切切偲偲。 心路已熟。 相知所存。 而相下不厭。 幷立而不忌。 同道而同謀。 聞流言之毁不信。此可謂信也。" 임금이 …… 된다 맹자가 일찍이 제 선왕(齊宣王)에게 고하기를 "군주가 신하 보기를 수족같이 하면 신하는 군주 보기를 복심같이 하고, 군주가 신하 보기를 견마같이 하면 신하는 군주 보기를 길 가는 사람 보듯 하고, 군주가 신하 보기를 토개같이 하면 신하는 군주 보기를 원수같이 하는 것입니다.[君之視臣如手足, 則臣視君如腹心. 君之視臣如犬馬, 則臣視君如國人. 君之視臣如土芥, 則臣視君如寇讐.]"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맹자》 〈이루 하(離婁下)〉) 동인협공(同寅協恭) 임금과 신하가 삼가고 두려워함을 같이하고 공경하는 마음으로 협력한다는 말이다.(《서경》 〈고요모(皐陶謨)〉) 우리 …… 미친다면 《맹자》 〈양혜왕 상(梁惠王上)〉에 "우리 어른을 어른으로 섬겨서 남의 어른에게 미치며, 우리 어린이를 어린이로 사랑해서 남의 어린이에게 미친다면 천하를 손바닥에 놓고 움직일 수 있다. 《시경》에 '처에게 모범이 되어서 형제에 이르고 집과 나라를 다스린다.' 하였으니, 이 마음을 들어서 저기에 놓을 뿐임을 말한 것이다. 그러므로 은혜를 미루면 족히 사해를 보호할 수 있고 은혜를 미루지 못하면 처자식도 보호할 수 없는 것이다. 옛사람이 일반인보다 크게 뛰어난 까닭은 다른 것이 없으니, 그 하는 바를 잘 미루었을 뿐이다.[老吾老以及人之老, 幼吾幼以及人之幼, 天下可運於掌. 詩云, 刑于寡妻, 至于兄弟, 以御于家邦. 言擧斯心, 加諸彼而已. 故推恩, 足以保四海, 不推恩, 無以保妻子. 古之人所以大過人者, 無他焉, 善推其所爲而已矣.]"라고 하였다. 책선보인(責善輔仁) 선한 행동을 권하고 어진 품성을 돕는다는 말로 친구 사이의 바른 도리를 말한다. 《맹자》〈이루 상(離婁上)〉에 "아비와 자식 사이에는 선을 권하지 않는다.[父子之間不責善]" 하였는데, 전용하여 붕우 간의 의리로 쓰인다. 《논어》 〈안연(顔淵)〉에 "군자는 글로 벗을 모으고, 벗으로 어짊을 돕는다.[君子, 以文會友, 以友輔仁.]" 하여, 역시 벗의 도리를 행하는 뜻으로 쓰였다. 절절시시(切切偲偲) 간곡하게 충고하고 자상하게 권면하는 것으로, 친구 간에 책선(責善)하는 것을 말한다. 《논어》 〈자로(子路)〉에 "붕우는 절절(切切)하고 시시(偲偲)하게 대해야 하고, 형제는 이이(怡怡)하게 대해야 한다."라는 공자(孔子)의 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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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初二日 한밤중에 말에게 꼴을 먹이고 닭이 울기 전에 출발하여 황주(黃州, 황해도 북쪽에 있는 군)까지 50리를 갔는데, 아직 동이 트지 않았다. 월파정(月波亭)26)에 올라 강산(江山)을 구경하다가 조남(鳥南)에 이르러 요기했다. 눈비가 쏟아지므로 채찍을 재촉하여 동선령(洞仙嶺)27)을 넘고 함룡(咸龍)에 이르러 묵었다. 이날 100리를 갔다. 夜半秣馬, 鷄鳴前發行, 至黃州五十里, 尙未開東。 登月波亭, 遊觀江山, 至鳥南療飢。 雨雪大作, 促鞭踰洞仙嶺, 至咸龍留宿。 是日行百里。 월파정(月波亭) 황해도 황주성 동쪽에 있는 정자 이름이다. 동선령(洞仙嶺) 황해북도 봉산군 구읍리의 서북쪽 사리원시, 황주군, 봉산군과의 분기점에 있는 영으로, 옛날 신선이 내린 고개라 하여 동선령이라 하였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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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初九日 ○일찍 아침을 먹고 출발하였다. 능측(陵側)17)에 이르러 점심을 먹었다. 여산(礪山)에 이르러 곧장 산소에 올라가 성묘를 하고, 산지기 집으로 내려와 유숙하였다. 60리를 갔다. ○早飯發程。 抵陵側中火 抵礪山, 直上山所省墓, 下來山直家留宿。 行六十里。 능 전라북도 익산시 석왕동에 있는 익산 쌍릉으로 보인다. 마한(馬韓)의 무강왕 및 왕비의 능이라고도 하고, 백제 무왕과 왕비의 능이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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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十五日 ○심형의 병이 차도가 없었다. 나는 오서 객과 같이 약방으로 가서 병을 말하고 약을 지어 보냈다. 나는 무열 씨와 함께 대묘동(大廟洞)43)의 공서(公瑞)와 이지문(李志文)이 머무는 곳에 가서 물으니 지난달에 모두 내려갔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저물녘을 틈타 주인집으로 돌아오니 심형이 약을 복용하고, 그대로 누워서 끙끙 앓고 있어 몹시 걱정이었다. ○心泂之病不差。 余與烏栖客往藥房, 論病製藥以送。 余與武說氏往大廟洞公瑞及李志文所住處問之, 則去月皆下去云。 故乘暮還來主人家, 則心泂服藥, 仍臥吟病, 悶悶。 대묘동(大廟洞) 서울 종로구 훈정동ㆍ묘동ㆍ봉익동ㆍ종로3가ㆍ종로4가에 걸쳐 있던 마을로서, 대묘인 종묘가 있던 데서 마을 이름이 유래되었다. '대묫골ㆍ대뭇골ㆍ대묘동ㆍ묘동'이라고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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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十七日 ○무열 씨와 함께 야현(冶峴)의 족보 간행소로 가니 만재(晩載)와 지극(持棘)과 나이 어린 일가들이 모두 있었다. 흥양 종파의 단자(單子, 명단)가 이제 겨우 올라왔다고 크게 책망하였다. 한참 동안 이야기를 나누고 나와 주인집으로 오니, 심형의 병이 점차 차도가 있어 무척 다행이었다. ○與武說氏往冶峴譜所, 則晩載及持棘與年少諸宗皆在。 以興陽派單子, 今才上來之意, 大端致責。 而移時談話出來主人家, 則心泂之病漸差, 可幸可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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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初三日 밤사이 눈이 그쳤다. 한밤중에 말에게 꼴을 먹이고 서흥(瑞興)까지 60리를 가니 아침 해가 비로소 떠올랐다. 날씨가 몹시 추워서 오후에 길을 나섰다. 총수(叢數)까지 50리를 가서 묵었다. 내려갈 때는 저물녘에 이 점(店)에 들어가 새벽에 출발하였기 때문에 산수(山水)를 두루 구경할 수 없었다. 지금 푸른 벼랑의 청강(淸江)을 보니 또한 아름다운 강산(江山)인데, 관사(館舍)만이 우뚝 서 있고 거주하는 백성들은 모두 탄막(炭幕)살이로 살아가니 산수가 주인을 찾지 못하는 것이 애석하였다. 以夜間雪霽。 夜半秣馬, 至瑞興六十里, 朝日始紅。 日氣極寒, 午後登程, 至叢數五十里留宿。 下去時, 黃昏入此店, 曉頭發行, 故未得周觀山水矣。 今觀蒼壁淸江, 亦好江山, 而但館舍巍然, 居民皆是以炭幕姿生, 惜乎山水不得主人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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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二十二日 ○심형과 오서 객과 필동(筆洞)으로 가서 황 교리(黃校理)를 만났는데, 사람됨이 단아하고 매우 근후(勤厚)하였다. 안부 인사를 나누고 나서 그 홍원(洪原)의 비석을 세우는 일을 위로하니 비석을 처음 세웠을 때의 일에 대해 대략 설명해 주었다. 그길로 작별하고 나왔다. 비를 만나 의관이 다 젖어 간신히 왔다. ○與心泂及烏栖客往筆洞, 見黃校理, 爲人端雅, 甚爲勤厚。 敍暄後, 慰其洪原立碑事, 則略說其設始之事矣。 仍爲作別出來。 逢雨, 衣冠盡濕, 艱爲出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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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二十四日 ○눈을 무릅쓰고 새벽에 출발하였다. 화성(華城)에 이르자 막 동이 터 올랐다. 남문 밖에 이르러 아침을 먹었다. 축저(築底)에 이르러 점심을 먹었다. 진위(振威) 읍 앞에 이르러 유숙하였다. 눈이 쌓여 진창길이 되고, 옷이 다 젖어 괴로웠다. ○冒雪曉發。 抵華城始開東矣。 至南門外朝飯。 抵築底午飯。 抵振威邑前留宿。 雪積泥濘, 衣服盡濕, 苦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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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初六日 초저녁부터 눈발이 펄펄 날리다가 닭이 울자 개었고, 또 함께 머무는 사람이 자못 수상했기 때문에 동틀 무렵 출발하였다. 파주(坡州) 서흥치(瑞興峙)를 지나다가 영변(寧邊)으로 가는 상겸(尙謙)과 점산(占山)을 만나 말을 멈추고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다. 벽제(碧蹄)까지 60리를 가서 아침을 먹고 말에게 꼴을 먹였다. 이날 무릎까지 빠질 정도로 폭설이 내렸다. 가는 길의 고생스러운 상황을 어찌 이루 다 말할 수 있겠는가. 오후에 길을 재촉하여 곧장 차동(車洞)으로 들어가니 날이 이미 어두워졌다. 말을 먹일 길이 없어서 부득이하게 여점(旅店)에 노복과 말을 보냈다. 이날 100리를 갔다. 自初昏時, 雨雪浮浮, 鷄鳴時開霽, 而且同留之人, 頗殊常故, 開東發行。 過坡州 瑞興峙, 逢尙謙及占山之去寧邊, 便駐馬暫話。 至碧蹄六十里, 朝飯秣馬。 是日大雪沒膝, 其行路艱辛之狀, 何可勝言。 午後促行, 直入車洞, 日已昏黑矣。 以喂馬之無路, 不得已送奴馬於旅店。 是日行百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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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初九日 동이 틀 무렵, 궐내에서 소찰(小札)이 도착하였는데, 주인 영감이 전 완백(完伯)으로 있을 때 죄인이 첩을 거느린 일로 삭직까지 당하였다니, 한탄스럽다. 담종(痰腫)에 독기(毒氣)가 마구 퍼진데다가 극심한 추위로 종일 차동에서 머물렀다. 平明自闕內小札來到, 主人令監, 以前完伯時罪人率妾事, 至於削職, 可歎。 痰瘇大端肆毒, 且以極寒, 終日留車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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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임술) 二十九日 壬戌 문생(門生)들이 수계(修禊)46)를 함에 제익(諸益, 여러 벗)과 함께 술을 마셨다. 점심을 먹은 후 어린 손주를 데리고 모래톱을 거닐며 들판의 풍경을 바라보다 돌아왔다. 해가 저물 때 잠시 비와 진눈깨비가 섞어 내렸다. 이십구일은 그믐이다. 門生修禊。 與諸益會飮。午飯後。 携穉孫。 踏芳洲。 望野色而歸。日暮時。 乍雨雜霰。二十九日晦。 수계(修禊) 물가에서 노닐면서 불길한 재앙(災殃)을 미리 막던 풍속으로, 보통 3월 3일에 행하였다. 진(晉)나라 왕희지(王羲之)의 난정수계(蘭亭修禊) 고사가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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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갑오) 初四日 甲午 -알봉돈장(閼逢敦牂)-. 맑음. 본읍의 월산(月山) 손부 집에 오면서 읍내를 지나 강의관(姜議官)을 방문하고서 월산에 이르렀다. 다음날 동오재(東吾齋)7)에 들어갔다. 【閼逢敦牂】。陽。來本邑月山孫婦家。 歷邑內。 訪姜議官。 而到月山。翌日入東吾齋。 동오재(東吾齋) 담양군 월산면 월산리에 있었던 서당을 일컫는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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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임진) 初二日 壬辰 -현익집서(玄黓執徐)-. 흐림. 【玄黓執徐】。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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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기축) 二十九日 己丑 -도유적분약(屠維赤奮若)-. 흐리고 비가 하루 종일 내렸다. 【屠維赤奮若】。陰雨終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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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三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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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경인) 初一日 庚寅 -상장섭제(上章攝提)-. 갬. 황혼 무렵 늙은 아내40)의 부음(訃音)이 갑자기 이르렀기에 밤을 타고 분상(奔喪)41)하여 집에 도착했다. 【上章攝提】。晴。黃昏老妻訃音忽到。 乘夜奔喪至家。 늙은 아내 단양인 허징(許澄)의 딸로, 1857년 11월 24일에 태어나서 1928년 3월 1일에 사망한 것이다. 아들 1명과 딸 2명을 두었다. 분상(奔喪) 먼 곳에서 친상(親喪)의 소식을 듣고 급히 집으로 돌아가는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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