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계 선생(退溪先生)179)의 〈도산서(陶山序)〉180)를 읽고서 나도 모르게 상쾌한 느낌이 들어 절구 한 수를 짓다 讀退溪先生陶山序。不覺爽然。因成一絶。 흰 돌과 맑은 시내 광풍제월(光風霽月)181)의 사이에서하늘이 부자(夫子)로 하여금 참된 한가로움을 기르도록 하였네백 년 전에 남긴 향기 여향(餘香)이 있으니책 속의 정신 마치 얼굴을 뵙는 듯하네 白石淸溪光霽間天敎夫子養眞閒百年遺馥餘芬在卷裏精神若對顔 퇴계 선생(退溪先生) 이황(李滉, 1501~1570)을 가리킨다. 퇴계(退溪)는 그의 호. 본관은 진보(眞寶), 자는 경호(景浩)다. 1534년 과거에 급제하여 홍문관 수찬, 단양 군수(丹陽郡守), 풍기 군수(豊基郡守), 성균관 대사성 등을 역임하였다. 이후 벼슬에서 물러나 도산서당(陶山書堂)을 짓고서 학문에 전념하였으며, 많은 제자들을 훈도하였다. 도산서(陶山序) 이황(李滉)이 지은 〈도산십이곡발(陶山十二曲跋)〉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그가 지은 연시조 《도산십이곡(陶山十二曲)》에 대한 발문으로, 《퇴계집(退溪集)》 권43에 수록되어 있다. 광풍제월(光風霽月) 비가 온 뒤에 맑은 바람이 불고 달이 뜬 깨끗한 풍광을 뜻한다. 고결한 인품을 형용하는 말로도 사용된다. 황정견(黃庭堅)이 〈염계시서(濂溪詩序)〉에서 주돈이의 높은 인품과 탁 트인 흉금을 "흉금이 깨끗하기가 마치 맑은 바람에 갠 달과 같다.[胸中灑落 如光風霽月]"라는 말로 묘사한 데서 유래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