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양절(重陽節)에 장병에게 연향을 베푼 시 重陽饗將士詩 태평한 시대의 천자 한번 융의(戎衣) 입으니153)흰 깃발과 누런 도끼 쥐고서 용퇴(龍堆)에 올랐네154)긴 창에 가한(可汗)155)의 머리를 높이 거니승전고로 땅을 울리며 수레를 돌리네천자께서 쇠고기와 술을 내어 육사(六師)에게 연향을 베푸니이날 맑은 가을이라 하늘이 상쾌하네통일된 산하(山河)에 일월이 밝으니만방(萬邦)에서 옥과 비단을 앞다투어 바치네흉악한 오랑캐가 어찌 감히 왕의 교화를 거부하리오156)한번 노한 천자의 군대 지휘하여 이들을 소탕하였네157)위엄이 빛나고 매서워 지축(地軸)이 뒤집히고갈석(碣石)158)이 무너지려 하여 망량(魍魎)159)을 근심시키네30일로 어찌 완악한 유묘(有苗)만 바로잡으리오160)만 리의 금수(禽獸)들이 하늘의 그물에 들어오네161)모두(旄頭)가 다 사라지고 상좌(帝座)가 밝게 빛나니162)옥장(玉帳)163) 시원하게 트여 있고 요하(遼河)가 드넓네이때는 가을 9월 9일변방의 하늘 막 개어 시원하고 밝은 기운 가득하네변경의 바람 더없이 맑고 옥장(玉仗)164) 높으니군문에 들어가 엄정하고 분명하게 오량(伍兩)165)을 배치하네명조(鳴條)166)에서 일 마치고서 〈탕서(湯誓)〉167)를 열고목야(牧野)168)에서 군대 돌아와 군사를 위한 연향을 베푸네상서(象胥)가 어지러이 모여 이리와 사슴 바치고방숙(方叔)과 소호(召虎)에게 나란히 관직과 상을 내리네169)용안이 잠시 취기로 붉어졌다가 고운 빛이 들어와 떠오르니십 만 군대의 마음 모두 우러르고 사모하네들국화를 다투어 가지고서 원문(轅門)170)에서 춤을 추니만수무강 외치는 소리 천지를 진동시키네변방의 백성 일제히 태평곡(太平曲)을 연주하니갑옷 빛이 달에 춤춰 금비늘이 번쩍이네우리 황제의 성스러운 무덕(武德) 참으로 하늘이 내려준 것이니하늘이 내려준 신령한 위덕(威德) 억지로 힘써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네배와 수레 지나는 곳에 밝은 빛 떠올라 있으니보잘것없는 오랑캐의 비린 기운 속이기 어렵다네중천이 만만세토록 크게 밝으니무궁한 나라의 운수171) 천상(天象)172)에 드리우네그대는 보지 못하였는가 연경(燕京)은 오늘날 만사(萬事)가 잘못되어뜻 있는 선비 가을바람에 비분강개하는 것을 昇平天子一戎衣白旄黃鉞龍堆上長戈高揭可汗頭捷鼔殷地回輪鞅天開牛酒饗六師此日淸秋天宇爽一統山河日月明萬邦玉帛爭來享孼胡豈敢梗王化一怒天戈揮掃盪威靈赫烈地軸翻碣石欲倒愁魍魎三旬豈特格頑苗萬里禽獸來天網旄頭滅盡帝座明玉帳敞豁遼河廣是時三秋九月九塞天新晴森爽朗邊風淸澈玉仗高入門嚴明排伍兩鳴條事罷啓湯誓牧野師班開武饗象胥雜遝貢狼鹿方召聯翩行爵賞龍顔暫酡入彩浮十萬軍情皆向仰爭將野菊舞轅門萬壽呼聲動天壤邊民齊奏太平曲甲光舞月金鱗晃吾皇聖武信天授天授神威非勉彊舟車所通戴耿光蕞爾腥氛難誣罔中天大明萬萬世寶曆無算垂乾象君不見燕京今日萬事非志士秋風悲慨慷 한번 융의(戎衣) 입으니 '융의(戎衣)'는 군복(軍服)을 가리키는 말으로, '융의를 입는다'는 것은 곧 군복을 입고서 전쟁에 나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나라 무왕(武王)이 상(商)나라를 정벌할 때의 일을 기록한 《서경》 〈무성(武成)〉에, "한 번 융의를 입자 천하가 크게 안정되었다.[一戎衣 天下大定]"라 하였다. 흰 깃발과……올랐네 원문은 '백모황월(白旄黃鉞)'이다. 군대를 지휘하는 의장(儀仗)으로, 군권(軍權)을 뜻한다. 《서경》 〈목서(牧誓)〉에, "왕이 왼손으로는 누런 도끼를, 오른손으로는 흰 깃발을 잡고 지휘하였다.[王左杖黃鉞 右秉白旄以麾]"라 한 데서 유래하였다. '용퇴(龍堆)'는 서역(西域)의 천산(天山) 남쪽에 있는 사막인 '백룡퇴(白龍堆)'를 가리킨다. 일반적으로 변방을 뜻하는 말로 사용된다. 가한(可汗) 왕을 뜻하는 중세 몽골어 'khan'의 음역어다. '칸[汗]'이라 칭하기도 한다. 왕의 교화를 거부하리오 원문은 '경왕화(梗王化)'다. '경화(梗化)'는 완고해서 교화가 덜 된 나머지 조정의 명령에 복종하지 않고 거역하는 것을 말한다. 한번……소탕하였네 '한번 노한 천자의 군대'는 명을 따르지 않는 무리를 정벌하는 천자의 군대를 말한다. 《맹자》 〈양혜왕 하(梁惠王下)〉에, "왕이 혁연히 노하여 군대를 정비하였다.[王赫斯怒 爰整其旅]"라는 《시경》 〈황의(皇矣)〉의 말을 인용하면서, "문왕(文王)이 한번 노하여 천하의 백성들을 안정시켰다.[文王一怒而安天下之民]"라 찬양한 말이 나온다. 갈석(碣石) 하북(河北) 또는 열하(熱河)에 있다고 하는 산이다. 《서경》 〈우공(禹貢)〉에, "오른쪽으로 갈석을 끼고 돌아서 황하로 들어갔다.[夾右碣石 入于河]"라 하였다. 망량(魍魎) 산하(山河)를 지키는 귀신이나 도깨비를 가리킨다. 《孔子家語 辨物》 30일로……바로잡으리오 순(舜) 임금이 우(禹)에게 유묘(有苗)를 정벌하도록 하였는데, 30일 동안이나 항복을 하지 않았다. 이에 익(益)이 우에게 덕(德)으로써 감동시키기를 권하자 우가 그 말을 옳게 여겨 군대를 철수하였다. 순 임금이 마침내 문덕(文德)을 크게 펴서 간우(干羽)로 동계(東階)와 서계(西階)에서 춤을 추었는데, 70일 만에 유묘가 와서 항복하였다. 《書經 虞書 大禹謨》 만 리의……들어오네 천하 만물이 천자의 어진 다스림을 받는다는 말이다. 탕(湯) 임금이 교외로 나갔는데, 사방에 그물을 치고서는 "천하의 모든 것이 내 그물로 들어오게 하소서."라고 비는 사람을 보았다. 탕 임금은 "아, 모조리 다 잡으려 하는구나."라 하고, 삼면(三面)에 그물을 쳐 놓고는 "왼쪽으로 가고 싶으면 왼쪽으로 가고 오른쪽으로 가고 싶으면 오른쪽으로 가되, 나의 명을 따르지 않는 것만 내 그물로 들어오라.[欲左左 欲右右 不用命 乃入吾網]"라 하였다. 이 말을 들은 제후들은 "탕 임금의 덕이 지극하구나. 그 덕이 금수에까지 미치다니.[湯德至矣 及禽獸]"라 하였다. 《史記 卷3 殷本紀》 모두(旄頭)가……빛나니 '모두(旄頭)'는 28수(宿) 가운데 하나인 묘성(昴星)을 가리킨다. 오랑캐를 상징하는 별로서, 이것이 환하게 빛나면 홍수가 지고 호병(胡兵)이 전쟁을 일으킨다고 한다. 《史記 卷27 天官書》 '상좌(帝座)'는 천시원(天市垣)에 속해 있는 별 이름으로, 곧 황제를 상징한다. 옥장(玉帳) 군대에서 원수(元帥)가 거처하는 막사로, 옥처럼 견고하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옥장(玉仗) 임금의 의장(儀仗)을 가리킨다. 오량(伍兩) 고대의 군대 편제 단위다. 5인이 오(伍)가 되고, 5오가 량(兩), 4량이 졸(卒), 5졸이 려(旅), 5려가 사(師), 5사가 군(軍)이 되었다. 《周禮 地官司徒 大司徒》 명조(鳴條) 중국의 지명이다. 하(夏)나라 걸(桀)이 폭정을 행하자 당시 제후였던 탕(湯)이 군대를 이끌고 하나라의 도읍을 공격하여 명조(鳴條)에서 결전을 벌였다. 전투에서 승리한 탕은 걸을 남소(南巢)에 유폐시키고 뒤이어 상(商)나라를 개창하였다. 《書經 仲虺之誥, 伊訓》 탕서(湯誓) 탕(湯)이 걸(桀)을 정벌하러 갈 때 탕의 국도인 박읍(亳邑)의 백성들이 전쟁을 두려워하므로 정벌의 뜻을 효시한 글이다. 《서경》 〈상서(商書)〉의 편명이다. 목야(牧野) 상(商)나라의 교외 지역으로, 지금의 하남성(河南省) 기현(淇縣) 남쪽에 있다. 주 무왕(周武王)이 주(紂)의 군대와 결전을 벌여 승리를 거둔 곳이다. 《書經 周書 武成》 상서(象胥)가……내리네 소식(蘇軾)의 〈후석고가(後石鼓歌)〉에, "상서(象胥)들 어지러이 모여 이리와 사슴 바치고, 방숙(方叔)과 소호(召虎)는 나란히 홀(笏)과 검은 기장술 하사받았다오.[象胥雜遝貢狼鹿 方召聯翩賜圭卣]"라 한 데서 취해 온 구절이다. '상서(象胥)'는 역관(譯官)으로, 사방 오랑캐의 말에 능통한 자를 말한다. '방숙(方叔)과 소호(召虎)'는 주 선왕(周宣王) 때의 현신(賢臣)으로, 각각 형만(荊蠻)과 회이(淮夷)를 평정한 공이 있다. 오랑캐를 평정하여 사방에서 공물을 바쳐오고, 공을 세운 인물들에게 상을 내림을 말한 것이다. 원문(轅門) 수레의 끌채를 마주 세워 문의 모양을 만든 것으로, 병영(兵營)을 뜻한다. 나라의 운수 원문은 '보력(寶曆)'이다. 국운(國運) 또는 황위(皇位)의 뜻으로 쓰인다. 천상(天象) 천체의 여러 현상, 즉 천문(天文)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