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강에서의 멋진 유람 龜江勝遊 짧은 서문을 함께 붙임. 을사년(1665, 현종6) 초여름 기망(旣望 16일)에 내가 구강 침벽정에서 이틀 밤을 묵었다.39) 다음날 강가의 수석 사이를 산보하였는데, 이때 강가의 나무는 여린 잎으로 푸릇푸릇하였고, 언덕에 자라난 풀은 향기로웠으며, 쾌청한 날씨에 따스한 바람이 살랑 불며, 거울처럼 맑은 강물에 어여쁜 물고기가 헤엄치고 있었다. 위로 바라보고 아래로 살펴봄에 물과 내가 서로를 잊은 듯한 즐거움과 세속을 버리고 진세를 초월한 듯한 생각이 일었다. 얼마 뒤, 몇몇 객이 술병과 거문고를 들고 왔다. 강가의 높은 누대에 죽 늘어앉아서 술이 몇 순배 돌고 거문고 몇 곡조 연주하고 나니, 날이 이미 저물었다. 여러 객은 내 마음이 그 즐거움을 즐긴다는 것을 알지 못하고 혹은 고래고래 노래하며 호기를 부리기도 하고, 혹은 술을 다투며 시끄럽게 떠들기도 하였다. 나는 턱을 괴고 바위에 기댄 채 푸른 강을 고개 돌려 바라보니 저녁 바람이 갑자기 불어오는데, 강물결이 온통 은빛 비늘이었다. 강가 모래톱으로 걸어 나가 마침내 시를 지어 그 일을 기록한다.강가 바위에 앉아 기대어향기로운 화초 속에서 술을 마시네강산은 세상 물정 버리고천지는 나의 한가로움 길러주누나안개 낀 물가에서 은빛 붕어 바라보고물가 모래톱에서 옥란을 캐었네거문고 서너 곡조 울리니바람 일어 물결이 번져나가네 【並小序。 乙巳孟夏旣望。 余信宿于龜江枕碧亭。 翊日散步于江磯水石之間。 是時江樹嫰綠。 岸草芬芳。 天氣淸爽。 微風藹和。 澄潭若鏡。 錦鱗游泳。 仰觀俯察。 有物我相忘之樂。 遺世出塵之思矣。 俄有數客携壺與琴而至。 列坐江上高臺。 酒數行琴數曲而日已晡矣。 諸客不知余心之樂其樂。 或放歌叙氣。 或爭酒喧譁。 余支頤倚石。 回望蒼江。 夕風乍動。 萬匣1)銀鱗。 步出汀洲。 仍成韻語而志其事云。】坐倚潭邊石開樽芳草間江山遺世態天地養吾閒烟渚看銀鯽沙汀採玉蘭琴鳴三四曲風起水紋斑 이틀 밤을 묵었다 원문은 '신숙(信宿)'인데, 이틀 밤을 유숙하는 것을 의미한다. 《시경(詩經)》 「주송(周頌) 유객(有客)」에 "손님이 하룻밤을 유숙하며 손님이 이틀 밤을 유숙하니 끈을 주어 그 말을 동여매리라.[有客宿宿, 有客信信, 言授之縶, 以縶其馬.]"라고 하였는데, 주희(朱熹)는 이를 두고, 《시경집전(詩經集傳)》에서 "하룻밤을 유숙함을 숙이라 하고, 이틀 밤을 유숙함을 신이라 한다.[一宿曰宿, 再宿曰信.]"라고 하였다. 匣 저본에는 '匣'으로 되어 있으나。 문맥에 근거하여 '匝'으로 바로잡아 번역하였다。